대학 때부터 방송리포터로 활약하던 방송 유망주가 있었다. 두각을 보이던 그녀는 졸업과 동시에 ‘국내 여성1호 청와대 경호원’이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을 얻고 조국을 위해 목숨도 아끼지 않는 사람이 된다. 그러나 10년째 되던 해 5급 사무관으로의 승진을 앞두고 새로운 인생의 도전을 감행한다. 최근 인간극장을 통해 과거가 공개되면서 화제가 됐던 배우 이수련 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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Q 인간극장에서 ‘국내 여성1호 청와대 경호관’이었음이 밝혀졌는데, 어땠는지요?
인간극장에서 과거경력이 소개되면서 인지도가 좀 생겼습니다. 그 전에는 경호원 출신이란 것을 일부러 노출을 안했었는데, 지금은 배우이기 때문에 그것으로 주목을 받게 되면 배우로 지속하기보다 반짝 뜨고 나서 사라지진 않을까 염려가 돼서 였습니다. 그 이후부터 좀더 캐스팅도 많이 되고, 매니지먼트 회사들도 연락이 오고 있습니다.
Q 당시 “국가를 위해서 죽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”는 얘기를 들었습니다. 어떻게 경호관이 될 생각을 했는지요?
사실 경호관이란 직업이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. 여중·여고·여대를 나오고 졸업과 동시에 언론사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, 어느 날 신문에 경호원 모집공고가 난 것을 보니 너무 매력적이었고, 어려서부터 태권도를 하는 등 움직이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멋모르고 지원하게 된 것이랍니다.
‘경호원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진다’는 말이 있습니다. 그곳은 전체 조직의 명분이 국가를 위해서 죽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소명의식으로 임무를 수행했던 것 같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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Q 드라마 ‘태양의 후예’가 떠오르게 하는 말씀이네요.
안 그래도 “말입니다.” 말투를 10년 넘게 쓰다보니깐 한동안 사회에 나와서도 그 말투를 썼었습니다. “잘 못 들었지 말입니다!”가 꾀 매력이었는데, 사람들은 도대체 말투가 왜 그러냐고 해서 고친지 불과 얼마 되지 않았는데, ‘태후’로 인해서 그 말투가 유행이 되니 재밌는 것 같습니다.
Q 최근에 다양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데요?
SBS 대박, JTBC 욱씨 남정기 등 아직은 단역이 많은 편입니다. 최근에 한중합작드라마 ‘최고의 커플’에서 주인공 이다해 씨의 절친으로 출연하면서 처음으로 조연이 되었고, 현재는 엑소의 수호씨가 나오는 ‘하와유 브레드’에서 무협부부 역할로 드라마를 촬영 중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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Q 전속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.
(주)화니핀코리아와 (주)비쎈에선 전속모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. 다른 곳에서도 여러 제의가 들어왔었는데, 같은 품목이라서 의리를 지키고 있는 중입니다.
Q ‘연기를 배우면서 감정표현을 잘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’는 얘길 들었는데요.
대학생 땐 방송 일을 하면서 목소리도 하이톤 이었는데, 경호원 활동을 하는 10년간 감정표현을 자제하는 직업이다 보니, 제가 감정이 많이 억눌러 있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습니다. 부모님도 ‘젊은 애가 날카롭고 싸늘하다’고 할 정도였었는데, 연기수업을 통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날 때도 있고 여러 가지 감정이 폭발하면서 요즘은 부드러워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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Q 5급 사무관 진급이 될 때 그만두었다고 들었는데, 아쉽지는 않았는지요?
10년이 되면서 호봉도 높아지고, 여러 가지 좋은 혜택들이 많이 생길 때였습니다. 그런데 그것을 받고 나면 어쩌면 나오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바로 내려놓고 나왔습니다. 그래서 주변에선 ‘가장 멍청한 사람’이라는 얘기를 듣기도 합니다.
Q 연기자 중 롤 모델은 누구인지요?
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입니다. 이번에 드디어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는데, 그의 수상소감이 연기에 대한 것은 한 마디도 안 하고, 지구환경 변화를 위해서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 아주 짧게 얘기를 했었는데, 그래서 더 감동이었습니다. 전부터 UN환경 대사로 꾸준히 활동을 해왔었던 디카프리오처럼 연기도 잘 하지만 영향력 있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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Q ‘퍼블릭 어페어 & 커뮤니케이션 디렉터’의 경력은 무엇인지요?
퍼블릭 어페어는 한국기업들이 해외로 나갈 때 기업의 프리젠테이션, 입찰, 통역, 회의 등을 맡아주는 역할입니다. 또 스피치와 입찰 PT 경험을 살린 PT 강의와 취업을 위한 영어 인터뷰에 대한 강의도 했었습니다.
Q 현재 국내에 소속사가 없는데, 이런 곳과 함께 일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는지요?
제 인생목표가 ‘인성, 예의, 의리’입니다. 스스로 인성이 있고 예의가 있는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하지만, 사람과의 관계를 오래오래 유지하고 싶기 때문입니다. 그런데 모델로 처음 일을 시작할 때 조금 안 좋은 매니지먼트랑 엮여서 고생을 좀 했었습니다. 그래서 마음도 통하고 함께 뛰어다닐 수 있는 의리 있는 회사였으면 좋겠습니다.
Q 앞으로의 각오를 말씀해 주신다면?
어느 곳에서나 꾸준하고 성실하게 10년을 하면 어떤 결과든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. 사람들이 ‘결국은 후회하지 않겠느냐?’는 말들을 많이 하시는데, 그건 사실 누구도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안 해보면 더 후회할 것 같아서 지금의 선택을 했고, 이것이 잘 되기 위해서 모든 전력투구를 할 것입니다. 제게 관심을 갖고 아껴주시는 분들에게 꾸준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연기에 집중하고 싶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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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터뷰를 하는 동안 ‘정말 청와대 경호관 출신이 맞나?’ 싶을 정도로 다양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여유와 자신의 삶에 대해서 진정성 있게 고민하고 있다는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.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할 정도로 훌륭한 음악적 감성과 체력을 겸비하였기에,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살아있는 연기를 현실감 있게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.
특히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서 배우로 살아가는 그녀의 자세는 박수를 받을 만큼 훌륭한 우리사회의 롤 모델이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. 누구나 인생 3~4모작을 준비해야 하는 시대인 만큼 남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경험해 보았다는 희소성이 배우 이수련의 강력한 브랜드파워가 될 것으로 보인다.
원본 기사 보기:모르니까타임즈